비트코인 유동성 하락... 단기 투자자 손실 확대, 장기 보유자는 ‘관망’ 유지
최근 비트코인 시장은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며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단기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고 있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여전히 보유 전략을 유지하며 시장의 방향성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최근 비트코인 시장이 30%가량 조정을 겪으며 82,000 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온체인과 선물 시장에서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장기 투자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면서 시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글라스노드가 분석했다.
유동성 축소, 거래량 감소 중
최근 몇 주 동안 비트코인 시장은 강한 하락 압력을 받으며 2월 말 9만 7천 달러에서 현재 8만 2천 달러까지 내려왔다.
- 시장에 새로운 자본이 유입되지 않고 있으며, 실현 시가총액 증가율도 월 0.67%에 불과하다.
- 투자자들은 이익 실현보다는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장 내 단기 거래량을 가늠할 수 있는 ‘핫 서플라이(Hot Supply)’ 지표를 보면, 1주일 이하 보유된 비트코인 비중이 5.9%에서 2.8%로 급감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거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음을 보여준다.
거래소 유입량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때 하루 58,600 BTC가 거래소로 유입됐던 것이 최근 들어 26,900 BTC로 줄어들면서, 시장의 거래 의지가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다.
선물 시장도 위축… ‘캐시 앤 캐리’ 전략 해소
선물 시장에서도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시장 최고점에서 570억 달러였던 미결제약정은 현재 370억 달러 수준으로, 무려 35% 감소했다. 이는 시장 내 투기적 거래와 헤징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2024년 도입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했었다. 특히 CME 선물 시장을 활용한 ‘캐시 앤 캐리(Cash-and-Carry)’ 거래 전략이 활발했는데, 최근 들어 이러한 거래 포지션이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다.
ETF 롱 포지션과 선물 숏 포지션을 결합해 차익을 노리는 전략이었지만, 최근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이 전략을 풀고 나가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선물 포지션도 청산되면서 현물 시장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락 방어에 나선 투자자들
시장이 조정을 받으며, 투자자들은 점점 더 ‘리스크 회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는 풋 옵션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하락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 현재 풋 옵션의 내재 변동성이 콜 옵션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 옵션 시장의 델타 스큐 지표도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하락에 대비하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기 투자자들, 큰 손실 압박
단기 투자자들은 이번 하락장에서 가장 큰 손실을 입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단기 보유자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상당수가 ‘물린 상태’이며, 손실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기준 단기 보유자의 실현 손실액은 약 70억 달러 규모로, 이번 하락장에서 가장 큰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과거 2021년 5월 폭락장이나 2022년 약세장과 비교하면 아직 손실 규모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장기 투자자들은 침착한 대응
반면, 장기 보유자들은 비교적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장기 보유자들이 보유한 물량이 최근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바이너리 스펜딩 인디케이터 지표도 감소세를 보이며,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압력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 일부 장기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심해지자 수익 실현에 나섰지만, 매도 규모는 과거 대비 크지 않다.
과거 강세장에서는 장기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매도하면서 시장에 매도 압력을 가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여전히 장기 보유자들이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태이며, 이는 시장의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